언제부터인가 가족 여행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흥미도 챙겨야 하고, 어른들의 휴식도 고려해야 하며, 복잡한 일정과 물가 높은 숙소까지… 도심 여행은 오히려 더 지치기 마련이죠.
이럴 때, 한적하고 조용한 바다와 자연 속에서 가족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섬 여행을 추천합니다. 섬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고, 어른들도 텅 빈 하늘과 파도를 보며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오늘은 특히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추천하는 국내의 아이 동반 체험 여행, 자연 친화적 휴양이 가능한 섬 3곳을 소개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진짜 여행이 될 거예요.
신안 증도 – 천천히 걷고, 함께 체험하는 가족 슬로우여행
전라남도 신안군에 속한 증도는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유명한 섬입니다. 자동차보다 자전거와 도보가 잘 어울리는 이곳은 가족 단위 힐링 여행지로 최적화된 곳이에요.
가장 유명한 체험은 바로 태평염전 소금밭 체험입니다. 아이들이 직접 장화를 신고 소금을 긁어보는 이색 체험은 자연스럽게 학습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담아가는 소소한 기념품도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되죠.
이 외에도 해송숲길 산책, 갯벌 체험, 자전거 트레킹 등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자연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동차 소음 없는 이 섬에서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큰 장점입니다.
숙소도 가족형 펜션이나 감성적인 민박이 많고, 바비큐장과 잔디 마당이 있는 공간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나면 부모는 ‘쉬었다’는 느낌을, 아이는 ‘재미있었다’는 말을 남기게 되는 곳, 증도는 그런 섬입니다.
남해 가우도 – 아이와 함께 걷는 바다 위 산책길
가우도는 남해안 강진만에 떠 있는 작은 섬으로, 다리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섬입니다. 이동의 번거로움 없이 가족 단위로 접근하기 좋고, 자연 풍경이 압도적으로 아름다워 만족도가 높은 여행지예요.
이곳의 백미는 해안 산책로와 출렁다리입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산책을 즐길 수 있고, 물 아래로 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걷는 내내 시원한 바람과 맑은 풍경이 마음을 가볍게 해주며, 중간중간 포토존과 쉼터가 잘 마련돼 있어 아이도 지루해하지 않아요.
가우도에는 짚라인 체험도 가능해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걷고, 놀고, 먹고, 쉬는 것까지 한 번에 해결되는 섬 여행지로 추천합니다.
근처 강진이나 다산초당, 전통시장 등도 함께 묶어 여행 코스를 구성하면 하루나 이틀 일정의 완벽한 가족 코스가 됩니다.
삼척 장호도 – 유리처럼 맑은 바다, 아이도 반하는 바다 체험
강원도 삼척 앞바다에 위치한 장호도는 백사장과 바닷물 사이 경계가 없을 만큼 물이 맑은 곳으로,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명으로도 불립니다. 특히 여름철 아이들과 해양 체험을 하기에 적합한 섬이에요.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단연 투명카누입니다. 바닥이 보이는 카누를 타고 바다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큰 인상을 남깁니다. 수심이 얕고 잔잔한 바다라서 초등학생 이하 아동도 구명조끼를 착용하면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작은 포구와 어촌체험마을이 있어 배 타기, 어패류 채집, 해변낚시 등 아이가 평소 접하기 힘든 바다 경험을 할 수 있죠.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서 오감으로 바다를 느끼고, 부모는 조용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가 참 매력적입니다.
근처에는 삼척해양레일바이크, 해신당공원 등 가족 여행지를 함께 구성할 수 있어 여름철 휴양지로 손색없는 곳입니다.
아이와 함께라서, 더 특별한 섬 여행
여행의 주제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가족과 함께할 때 여행의 목적은 단순해집니다. 서로가 더 가까워지고, 함께 웃는 시간을 만드는 것. 섬 여행은 이 단순한 목표를 실현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입니다.
자동차 소리보다 파도 소리가 더 익숙하고, 스마트폰보다 손잡고 걷는 게 더 자연스러운 시간. 아이가 자연 속에서 뛰어놀고, 부모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장면이 펼쳐지는 공간.
그런 여유와 힐링, 그리고 소중한 추억을 원한다면 이번 가족 여행지는 ‘섬’으로 떠나보세요. 멀리 가지 않아도, 값비싼 숙소에 묵지 않아도, 우리가 원하는 행복은 그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