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여행에서 바다만 보고 돌아오기엔 뭔가 아쉽다면, 반드시 한 번은 오름을 올라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오름은 거대한 한라산 주변에 솟은 작은 화산체로, 높이는 크지 않지만 정상에 서면 제주 평야와 바다, 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역시 제주에 왔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남겨 줍니다. 이 글에서는 처음 오름을 도전하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대표 오름 3곳, 새별오름·용눈이오름·다랑쉬오름을 골라 등산코스, 난이도, 뷰를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하루 일정에 오름 하나만 잘 넣어도 제주 여행의 밀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별오름·용눈이오름·다랑쉬오름 코스 특징 한 번에 보기
먼저 서쪽 대표 오름인 새별오름부터 살펴보면, 코스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서 초보자도 길을 잃을 걱정이 거의 없습니다. 주차장 바로 앞에서 시작되는 입구를 따라가면 한동안 완만한 흙길과 나무 계단이 이어지고, 이후 능선 구간에서 조금 더 가파른 계단이 나타납니다. 기본 코스는 “올라가는 길 1개 + 능선 순환 후 하산” 느낌이라, 오르막만 잘 버티면 정상부를 따라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구조입니다. 왕복 시간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천천히 걸어도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어 오전·오후 어느 쪽이든 부담 없이 넣기 좋습니다.
동쪽의 용눈이오름은 ‘능선 산책’에 초점이 맞춰진 코스라고 보면 됩니다. 다른 오름처럼 꼭대기 한 곳을 향해 곧장 오르는 느낌이 아니라, 낮은 봉우리 여러 개를 이어 걷는 구조라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편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이미 시야가 탁 트여 있어, 시작하자마자 주변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고, 중간마다 갈림길이 있어 어느 방향으로 먼저 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을 예정이라면, 한 바퀴를 다 돌기보다 중간까지 갔다가 풍경이 예쁜 지점 위주로 오르내리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전체를 한 바퀴 돈다면 역시 1시간 30분 안팎으로 생각하면 무난합니다.
조금 더 산행 느낌을 내고 싶다면 다랑쉬오름 코스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시작부터 어느 정도 경사가 있는 편이라 초반 20~30분이 살짝 숨이 찰 수 있지만, 길 자체는 계단과 흙길 위주로 잘 정비되어 있어 방향을 잃을 염려는 적습니다. 초입 숲길 구간을 지나면 급경사 계단이 나타나고, 그 구간만 천천히 페이스를 유지해 오르면 이후부터는 정상까지 비교적 금방 도달합니다. 정상부를 한 바퀴 도는 순환로가 있어, 한쪽에서는 오름 군락과 들판을, 다른 쪽에서는 마을과 바다를 보는 식으로 시야가 계속 바뀌는 것이 장점입니다. 왕복 1시간~1시간 40분 사이로 잡으면 대부분 여유 있게 다녀올 수 있는 수준입니다.
세 오름 모두 “당일치기 짧은 코스”라는 공통점이 있어, 하루 일정에 바다·카페와 함께 넣어도 동선이 크게 무리되지 않습니다. 다만 여름에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겨울에는 해가 짧으니 정오 전후를 중심으로 오름 코스를 넣는 식으로 계절별 시간대만 잘 조절해 주면 좋습니다. 직선 코스가 아니라 능선을 따라 걷는 구간이 많아,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께 특히 잘 맞는 라인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초보자도 괜찮을까? 오름별 난이도와 체력 체크
등산 경험이 많지 않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 “내 체력으로 가능한 코스일까?”일 것입니다. 세 오름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낮은 편에 속하는 곳은 용눈이오름입니다. 전체 높이가 높지 않고, 경사도 완만한 구간이 많아 평소 산책이나 가벼운 등산을 즐기는 정도라면 큰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힘들면 바로 앞 능선까지만 올라가도 전망이 좋아, “정상까지 꼭 가야 한다”는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입니다. 아이 동반 가족이나 부모님과 함께하는 일정이라면, 세 곳 중 용눈이오름이 가장 무난한 선택입니다.
새별오름은 ‘초보자+조금의 의지’ 정도를 요구하는 난이도입니다. 구간 자체가 아주 힘들지는 않지만, 중간 이후 계단 구간에서 숨이 차오를 수 있고, 정상부 근처 바람이 강할 때는 체감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그렇다고 전문 등산 장비가 필요한 수준은 아니고, 천천히 걷고 중간중간 쉬어가는 페이스만 유지하면 대부분 무리 없이 완등할 수 있습니다. 출발 전 너무 배가 부르지 않은 상태에서, 물 한 병과 간단한 간식 정도만 챙기고 오르면 훨씬 수월하게 느껴집니다.
반면 다랑쉬오름은 세 곳 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높이가 매우 높은 것은 아니지만, 중간 계단 구간 경사가 확실히 느껴질 정도라 평소 계단을 자주 오르내리지 않았다면 허벅지와 종아리에 부담이 올 수 있습니다. 대신 오르막 구간만 잘 넘기면 정상에서 얻는 시야가 그만큼 시원해, “조금 힘들게 올랐지만 헛수고는 아니었다”는 감상을 남기기 좋은 코스입니다. 완전한 등산 초보라면 첫날부터 이 코스를 선택하기보다, 새별오름이나 용눈이오름을 먼저 다녀와 본 뒤 다음 제주 여행에서 다랑쉬오름을 도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난이도를 판단할 때는 개인 체력뿐 아니라 그날 컨디션과 날씨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비가 온 직후에는 흙길이 미끄러울 수 있고, 바람이 심한 날에는 능선 구간에서 체력 소모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전날 늦게까지 과음했거나, 장시간 운전 후 바로 오름을 오르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평소 ‘걷기 습관’을 떠올려 봤을 때, 하루 1만 보 이상 걷는 편이라면 새별오름·용눈이오름은 충분히 도전할 만하고, 다랑쉬오름은 “살짝 챌린지”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반대로 거의 걷지 않는 편이라면, 오름을 일정의 한가운데 넣기보다 하루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시간(아침 또는 오전)으로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상에서 뭐가 보일까? 오름별 풍경 포인트
뷰만 놓고 본다면 세 오름은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취향에 따라 우열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새별오름의 풍경은 ‘제주 중산간의 교과서’ 같은 느낌에 가깝습니다. 정상부 능선에 서면 사방으로 초원과 밭, 중산간 도로, 멀리 보이는 한라산 능선과 바다가 한 번에 펼쳐지며, 계절마다 색감이 달라집니다. 봄·여름에는 초록빛이 강하게 느껴지고, 가을에는 갈색·황금빛 억새가 능선을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여러 방향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 분들에게도 잘 맞는 오름입니다.
용눈이오름의 뷰는 보다 ‘잔잔하고 길게 이어지는 풍경’에 가깝습니다. 한라산 쪽을 바라보면 중산간의 작은 오름들이 겹겹이 이어지고, 바다 방향을 향하면 평야와 마을, 해안선이 부드럽게 펼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능선을 따라 걷는 동안 계속해서 지형과 시야가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특정한 한 지점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걸어가는 내내 사진을 찍고 싶은 포인트가 계속 나타납니다. 시야가 탁 트여 있어 구름이 많은 날에는 하늘과 대지의 대비가 특히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다랑쉬오름은 한 번에 펼쳐지는 파노라마 뷰가 압도적인 편입니다. 정상부에 올라 서면 주변 다른 오름들과 들판, 마을, 그리고 멀리 이어지는 해안선이 원형으로 감싸고 있는 듯한 풍경이 나타납니다. 고도감이 세 곳 중 가장 뚜렷하게 느껴져 “정말 산에 올라왔다”는 느낌을 주는 편이며, 구름이 낮게 깔린 날에는 아래쪽 마을이 안개 사이로 살짝 가려져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합니다. 시야가 넓어 사진을 찍을 때 인물을 작게, 배경을 크게 넣어도 그림처럼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름 뷰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시간대 선택도 중요합니다. 새별오름은 해질 무렵 능선과 하늘 색 변화가 예쁘지만, 하산 시간과 안전을 생각하면 해가 완전히 지기 전, 여유 있게 내려올 수 있는 시간대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용눈이오름은 오전·오후 어느 때 가도 무난하지만, 역광이 덜한 오전이나 오후 이른 시간대가 사진 찍기에는 좋습니다. 다랑쉬오름은 구름 양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므로, 하늘에 구름이 적당히 있는 날을 고르면 뷰가 더 입체적으로 살아납니다. 셋 중 어느 곳을 가든, 정상에 오른 뒤 최소 15~20분 정도는 서둘러 내려가지 말고 풍경을 천천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추천합니다.
제주도 오름은 부담스러운 고산 등반이 아니라, 한두 시간 투자로 제주의 지형과 풍경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가장 제주다운 코스입니다. 새별오름·용눈이오름·다랑쉬오름 세 곳은 등산코스가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고, 난이도와 뷰가 모두 검증된 오름이라 처음 오름을 도전하는 분들에게 특히 잘 맞는 라인업입니다. 지금 지도 앱을 열어 이 세 오름 중 마음에 드는 곳 한두 곳만 먼저 저장해 두세요. 그리고 제주 일정표에 ‘오름 1곳’이라는 칸을 하나 추가해 보시면, 이번 여행의 기억이 훨씬 깊고 선명하게 남을 것입니다.